아빠, 아이비리그 간호학과는 없나요?
작년 이맘때 딸아이가 저에게 한 질문입니다. 오늘은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의 간호학과 운영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께요.
아이비리그 간호학과는 없나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있습니다.
있는데, 저희는 성적이 안돼서 그동안 생각도 안 한 거였죠 🙂
그런데, 아이비리그 모든 학교에 있는 건 아니에요.
아이비리그 8개 학교 중 간호학과는 3개 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 중입니다. 예일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그리고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간호대학원이 별도 단과로 설립되어 있어요.이중에 펜실베니아 대학교(이하 유펜)가 최초이자 현재 유일하게 학부,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운영합니다.
그래서인지, 미국대학순위 간호학과를 보시면, 유펜이 학부, 석사, 박사 과정 모두 거의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표 : 아이비리그 8개 대학 간호대학 운영 현황 2022년 기준]
설립 | 학교명 | 의학대학원 | 간호대학원 |
1696년 | 하버드 대학교 (Harvard University) | Harvard Medical School | |
1701년 | 예일 대학교 (Yale University) | Yale School of Medicine | The Yale School of Nursing |
1746년 | 프린스턴 대학교 (Princeton University) | ||
1754년 | 컬럼비아 대학교 (Columbia University) | Vagelos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 Columbia School of Nursing |
1755년 | 펜실베니아 대학교 (University of Pennsylvania) | Perelman School of Medicine | Penn Nursing |
1764년 | 브라운 대학교 (Brown University) | Warren Alpert Medical School | |
1766년 | 다트머스 대학교 (Dartmouth College) | Geisel School of Medicine | |
1865년 | 코넬 대학교 (Cornell University) | Weill Cornell Medicine | 뉴욕병원내 간호대학이 102년 동안 운영되었으나, 1979년 예산 부족으로 폐교 |
아이비리그 간호대학이 대학원만 운영하는 이유
정확히, 어떤 이유로 간호학과가 아이비리그 대학교에 별로 없는 건지 찾지 못했습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도 보면, 질문은 많은데 딱히 정확한 글을 찾기 어렵더군요.
관련된 인터뷰에도 찾지 못했고요.
하지만,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략 3가지 설로 나누어집니다.
- 아이비 리그 학교들은 학부 때부터 순수학문(리버럴 아츠)에 집중하고, 실용학문은 대학원 과정에서
- ADN은 2년, 3년만 해도 RN이 되는 과정이 있다 보니, 4년제 간호학과 수요가 떨어져서
- 간호사는 힘든 직업이라,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아서
첫 번째, 간호학은 실용학문이므로
순수학문을 강조하는 아이비 리그 대학에는 간호학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았다는 설인 데요.
한국과 달리, 학부 졸업 후 의학대학원을 가야 의사가 될 수 있는 미국의 전문 대학원 시스템으로 유추해 보건데, 간호학도 대학원을 졸업해야 하는 수준에만 과정이 개설된 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음… 의대 과정이 있고 대학 병원이 있는 학교는, 간호학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위에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하버드, 프린스턴, 브라운, 다트머스는 의학대학원이 있는데도 간호학과가 없습니다.
이 대학들 홈페이지에 찾아보면, 간호사가 되기 위한 프리렉 (Pre-requisite) 과정은 학부에서 듣고, 간호학이 있는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졸업 후 간호 대학원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방법을 소개하는 식이더라고요.
두 번째, 4년제 간호학과 수요가 떨어져서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미국 간호사 공부를 위해서 굳이 4년제 대학을 나올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년제 커뮤니티 컬리지 (이하 CC)를 졸업하고 ADN을 하고, 공부를 1-2년 더해서 RN 이 되거나 3년제 과정만 졸업해도 RN 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더 드는 4년제 대학 수요가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얼핏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음… 간호학과는 인기학과로 유명학교일수록 경쟁률이 아주 높다면서요?
그러게요.
게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신규 간호사의 경우 반드시 BSN – 즉 4년제 대학 졸업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2년제, 3년제 과정인 ADN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니 4년제 간호학과 수요는 앞으로도 높아질 것 같네요…
세 번째,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선호되지 않아서
미국 간호사는 전문성도 더 인정해주고, 연봉 수준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환자를 케어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라면, 왠지 의대를 가려고 준비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미국 의대는 학부과정은 없고, 대학원 과정 부터쟎아요.
그건 그렇죠.
간호학 전공을 학부때 하고, 대학원으로 의대를 가는 학생들도 제법 있고요.
이런 경우 오히려, 의학대학원에 가려면 RN이 되어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여러 의료진들에게 추천서를 받아 낼 수가 있어서 더 좋다고들 하더라고요.
실제로 RN 이 MCT 준비해서 의사가 되는 커리어 패스를 가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미국 간호사는 의사-간호사 관계가 의료진 동료로서, 서로 역할이 다른 것이니 이 역시 꼭 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트렌드는 상향 평준화
미국은 헬스케어 직종의 소득 수준도 높고, 그만큼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서일까요?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부 과정은 아예 간호학과가 없고 다른 전공 졸업 후에, 2년 정도 따로 간호학을 공부해서 총 6년을 공부하는 것을 요구합니다.
아니면, 아예 석사 과정 졸업해야만 RN 될 수 있는 과정만 운영하는 학교도 있고요.
더불어, 미국 실무 현장에 계신 RN 분들 이야기에 따르면, 석사 과정을 졸업하면 될 수 있던 NP (Nurse Practitioner)도, 점차 DNP (박사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점점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이비 리그 학교에 간호학 과정은 있습니다. 입학하기 힘들 뿐이죠. 🙂
그럼, 아이비 리그 3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펜실베니아 대학교 (유펜) 간호학과
유펜 간호대학은 1885년 설립인가를 받아 1886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유펜은 학부과정에 단 4개의 단과대학이 있는데요.
문리과학대학, 공과대학, 경영대학, 간호대학의 4개로 운영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컬럼비아 대학교 간호학과
컬럼비아 대학교 간호학과는 1892년 설립 이후 14,375명의 졸업생이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전문 대학원입니다.
1955년 미국에서 최초로 대학원에 Midwifery 과정을 개설하고, 2004년에 미국 최초로 DNP 과정을 개설하는 등 업계를 선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예일 대학교 간호학과
예일 대학교 간호대학은 1923년 록펠러 재단 지원으로 설립된 간호 대학원이며, 학부 과정 없이, 석/박사 과정으로만 이루어진 대학원 과정입니다.
즉,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생만 간호대학에 입학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 하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아이비 리그.
유학생이라면 한 번쯤 목표하는 학교들이죠.
저희 아이는 성적도 안되고 해서, 생각도 안 했었지만 꼭 원한다면, 학부 때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원 진학 때에는 도전해 보라고 했네요~
그럼, 다음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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