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걱정을 많이 하면, 걱정이 는다

공부를 많이 하면 공부가 늘고, 운동을 많이 하면 운동이 늘고, 요리를 많이 하면 요리가 느는 것처럼. 무언가를 하면 할 수록 늘게 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더 이상 걱정이 늘지 않게 – 글배우

저는 어쩌다 아이 둘을 미국 유학 보낸 아빠입니다. 아이 둘이 똑같이 3학년 2학기. 이제 마지막 학년을 남겨두고 있네요.

그런데 요즘 미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고용 불안,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심상치 않은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제일 중요하다는 3학년 2학기 여름 방학 인턴 구하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걱정 거리만 많아지는 날들이네요.

커리어 걱정

오늘 큰 아이와의 영상통화를 했는데 , 시험 잘 못 봤다며 커리어 걱정을 엄청 하네요. 저학년때는 공부도 곧잘 하더니, 3학년 부터 슬럼프가 오기 시작해서, 급기야 지난 학기에는 학사경고도 받았습니다. 덕분에 1학기 더 다녀야 하는 바람에, 둘째 아이와 졸업 시점도 같아졌어요.

“제 커리어가 걱정이에요.” 

“아빠는 걱정 안할꺼야. 공부를 하면 공부가 늘고, 운동을 하면 운동이 느는 것처럼. 걱정을 하면 걱정만 는데.”

“그건… 꽤 인사이트가 있는 말이네요”

큰 아이가 배시시 웃네요. 화제 전환에 성공 입니다.

“그래, 지난 간 일은 지나 간 일이고. 시험 다 보느라 고생했다. 무사히 끝냈으면 됬지 뭐.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 잘 준비하자”

미국 에너지부 민감 한국 국가 지정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 중인 저희 큰 아이 이야기 입니다.

지난 달, 태평양 북서 국립연구소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PNNL)에서 여름 학부 인턴(Undergraduate Summer Internship) 인터뷰 초대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간만에 생긴 인터뷰 일정이라 아이가 들떠 보입니다.

“잘 찾아서 지원 잘했네. 어떻게 지원하게 된거야 ?”

“Job Description 하고 Fit 이 잘 맞아서, ‘여기는 가능성 있겠는데 ?’ 라고 생각이 들어서, 링크드인으로 지원했죠”

요즘 고용시장이 어려워서 유학생들은 인터뷰 기회가 가뭄에 콩나듯 하던데,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막상 인터뷰 준비할 것 생각하니, 걱정 이에요”

인터뷰도 1시간 넘게, 면접관도 최소 3명이 들어온다고 준비 가이드를 받았답니다.

“좋은 경험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 하렴. 회사가 널 평가하는 자리이지만, 너도 회사를 평가해야 하는 거니까, 궁금한 점들도 준비해 놓으렴”

그렇게 준비를 나름 열심히 하던데, 인터뷰 1일 전. 갑자기 기사가 하나 뜨네요.

  • 美 ‘韓 포함 민감국가 리스트’ 발효…과학·산업협력 차질 우려 (원문보기).
    “민감국가에 포함되면 상대국 인사가 에너지부 및 산하 17개 연구소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 등이 필요”

이날 PNNL로 부터 갑자기 메일이 옵니다.

  • ‘외부 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인터뷰 일정이 취소 되었습니다’

‘헐… 이런 식으로, 피해를 본다고 ?’

이 두가지 사건이, 아이의 인턴 채용 일정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정황상, 민감국가 지정 발효가 되자, 인터뷰 볼 필요가 없어진 것 같은 분위기네요.

뭐 인터뷰를 봤다고 해서, 인턴 확정 되는 건 아니지만요. 준비한 인터뷰도 못 보게 되서 아이가 많이 아쉬워 하네요.

비자 스폰서 필요한 학생 채용 중단

세인트루이스 대학교(Saint Louis University)에서 간호학을 전공중인 둘째 아이 이야기 입니다.

학교에 있는 Select Medical 산하 병원에서, Nurse Internship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거든요.

서류 통과, 인터뷰 통과. 이제 마지막으로 부서 배치에 대한 이야기 중이였어요. 저희 아이는 Emergency Department 에서 일하기를 원했는데, 해당 자리는 없답니다. 하지만 1달 안에 ISU 에는 자리가 날 것 같다며, 자리가 나면 최종 확정하기로 하고 마음 편하게 기다렸습니다.

  • 미국 비자 취소된 유학연수생 250개 대학 1500명 넘었다 (원문보기) / IHE 집계 한달동안 유학연수 비자 취소자 1556명 / 하루 100명씩 늘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듯

F-1 비자 유학생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갑니다.

그러다, 병원에서도 이런 연락을 받습니다.

  • We are currently on hold for moving forward with candidates that will require sponsorship until we get further notice.

이건 뭐… 처음 뽑을 때 안내해주지도 않고, 중간에 이런식으로 틀어 버리니 정말 힘 빠지네요. 아이도 많이 속상해 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불확실한 미래. 하지만, 걱정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죠. 특히 신분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냥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집중하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취업이 안되면 대학원 가는 걸 알아보면 되죠.

  • [미국]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대학원 유학생 수요 44% 감소 (원문보기)
  • 트럼프 ‘유학생 압박’에 미국 유학 포기하는 인도 대학생들 (원문보기)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업 이후, 유학생 압박을 해서 인지. 대학원을 포기하는 유학생들이 많아 지는 추세라네요.

어떻게 생각하면, 이게 기회일 수도 있죠. 현재의 GPA와 스펙으로 경쟁 할 수 없었을텐데 경쟁이 좀 수월해 지는 거니까요.

“너는 참 운이 좋다 야. 경쟁자가 이런식으로 줄어드네”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나랑 Fit 이 맞는 학교가 있어야죠. 준비도 잘되어 있어야 하고”

큰 아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아빠를 가르치려 듭니다.

“그래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아네. 앞으로 준비 잘 하렴”

이렇게 말해줬네요.

걱정을 많이 하면, 걱정이 는다. 그러니 걱정 하지 마라.

참 맞는 말 인것 같아요. 찾아보니, 대학생 작가였던 “글배우”님의 <걱정하지 마라> 책에 나온 구절이였다고 하네요. 2015년 출간된 책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도 공감이 되는 구절입니다.

이번 방학때 아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마무리

요즘 저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신분 문제, 인턴 문제, 앞으로의 진로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공유해 봤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불안해 하지 않고,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을 잘 이겨내서, 또 하나의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에 또 다른 컨텐츠로 뵈여.

4 Comments

  1. 바리맨

    2025-06-28 at 6:32 pm

    안녕하세요. 저희 큰애가 이번에 간호학과 입학을 하게돼서 유학생비자 인터뷰를 앞두고 있는데요. 항간에 간호학과 전공은 유학비자가 거절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들이 있어서 살짝 걱정되기도 해요. 혹시 비자인터뷰할때 따님이 따로 준비한 것이 있으실까요?

    1. 널싱스쿨닷넷

      2025-06-29 at 7:27 am

      바리맨님 안녕하세요. 댓글 문의 고맙습니다.
      우선 미국 간호학과 입학 축하 드려요.

      문의하신 부분에 답변을 드리자면 어떤 질문이 오더라도 “공부하고 졸업하면,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준비를 했었습니다. F-1은 유학 비자이니까요.

      얼마전 Arizona State University의 Computer Science에 합격한 인도 학생이 비자 거절된 사례로 설명을 드릴께요.(원문보기)
      왜 이 학교와 전공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ASU가 미국 NASA와 협업(LROC program)을 하고 있어서, 관련 인턴 기회도 있고 나중에 취업률도 높다더라”고 말해서 비자 거절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 질문 한가지만 거절 결정을 준 것은 아니겠지요. 이 인도 학생이 잘못한 것은, 졸업후 미국 현지에 취업 가능성이 있다는 이미지를 비친겁니다.

      다시 문의하신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유학비자가 거절되는 전공별 통계는 나온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1학년 신입생들은 대부분 전공 무관하게 비자 승인을 받을 수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요.
      준비하셔야 하는 것은 자녀분이 “미국내 취업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고 이 학교와 전공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겁니다.
      간호학과를 선택하게 된 학생 개인적인 이유를 위주로 설명할 수 있도록 답을 준비하시고, 졸업 후 꼭 한국으로 돌아 올거다 라는 말을 덧붙이시면 문제 없을 겁니다.

      답변이 되셨기를 바라고, 좋은 결과 받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2. 널싱

    2025-08-07 at 7:44 am

    상담원하는데 어떻게 상담가능할까요??

    1. 널싱스쿨닷넷

      2025-08-07 at 9:28 am

      널싱님 안녕하세요. 댓글 문의 고맙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제가 문의주신 님의 상담해드릴 정도로 전문지식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건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꽤 방대한 내용을 알게되었는데, 그냥 잊고 지내기에는 좀 아까워서 정보 공유 차원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고, 문의 주시는 건이 있으면 답변드리는 형태로 진행 중입니다.

      문의 주신 분들중에, 가끔 개인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우려하시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제 댓글은 제가 읽어보고 승인한 내용만 공개되므로 걱정하지 마시고 가감없이 문의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메일도 남겨주시면, 개별적인 사항들은 별도 이메일로 회신도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블로그 운영 방안은 “최대한 내용을 공유하자”이므로 문의주신 내용 중에 허락하시는 범위내에서 관련 내용도 공개할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답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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