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률이 높다는 혜택이 있지만, 합격하면 반드시 입학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는 얼리 디시전(ED). 왜 이런 게 생겨서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걸까요?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이 뭔가요 ?
얼리 디시전(이하 ED)은 미국 입시의 조기전형 방법중 하나입니다.
ED는 지원후 합격을 하게 되면 반드시 입학을 하겠다는 약속 (Commit)과 함께 지원하게 되는데, 이것은 구속력을 갖습니다. 바인딩 (Binding)이라고 해요.
그런 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합격자 발표도 빠릅니다. 12월 중순,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이전에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합격하게 되면 남은 6개월은 입시 스트레스 없는 즐거운 12학년을 보내게 되요. 매력적이죠 ?
ED를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얼리 디시젼(ED)은 버리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ED는 바인딩(Binding)되어 있기 때문에, 합격 후 지원했던 나머지 학교들의 원서는 즉시 철회해야 해요.
어쩌면 더 많은 장학금을 받으며 합격할 지도 모르는 다른 학교를 포기해야 하는거죠.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신다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질문 “ED를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오늘의 주제는 바로 얼리 디시전(ED)입니다.
합격률(Acceptance Rate) vs 등록율(Yield Rate)
합격률(Acceptance Rate)
우리가 지원 대학을 고를 때, 챙겨보는 지표 중 하나가 합격률 (Acceptance Rate)입니다.
아이비 리그 대학교 합격률은 대략 10% 대이고, 좀더 상위학교들은 한 자릿수 합격률을 보여줍니다.
10%면, 지원한 10명중 1명만 합격증을 받는셈이죠.
평균적으로는 합격률은 보통 30% 이하면 합격하기 어려운 학교로, 50%가 넘어가면 합격하기 쉬운 편이라고 들 합니다.
이렇게 된건 코로나 영향이 있는데요. 장기화된 코로나 때문에 SAT나 ACT등 표준 시험을 준비하거나 볼 수 없는 학생들이 생기자, SAT 시험 없이 지원하는 Test Optional 제도가 생겼기 때문이죠.
표준 시험 없이 평가하는 대학들이 많아지자, 이는 지원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예전에는 SAT 점수가 낮은 학생들이 아예 시도도 못했던 학교들을, 누구나 지원을 하게 되었고, 이런 식으로 학생당 지원원서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학생 1명당 10개 정도 대학원서를 넣었다면, 팬데믹 들어서는 20개로 늘었다고 해요.
합격률이라는 것은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당연히 낮아지게 된거니까요,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진 마시고요.
합격률은 그냥 학교 입장에서 광고하기 좋으려고 만든 지표라고 생각하고 참고만 하시기를 추천드려요.
등록율(Yield Rate)
학교가 발표하기를 꺼리는 지표도 있습니다.
바로 등록율 (Yield Rate)이라는 겁니다.
등록율은 합격한 학생 중에 몇 명이 실제 입학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등록율이 90%라면, 합격한 학생 중 90%가 실제 입학을 했다는 거고요.
나머지 10%는 다른 학교로 갔거나 다른 이유로 입학을 안 했다는 의미입니다.
하버드에 합격해도 거절하는 학생은 18%
실제 예를 한번 볼까요?
2021년에 USNews.com에서 발표한 2019년 가을 학기 등록율을 보시면 하버드 대학교, 스탠퍼드 대학교가 82%대로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니, 하버드에 합격해도 거절하고 안 가는 학생이 18%나 된단 말인가? ‘ 하는 궁금증이 생기죠?
하버드에서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 정도라면, 아마 다른 탑스쿨 합격증도 받았을게 뻔하겠죠.
이 학생은 아마도 장학금을 훨씬 더 많이 주거나, 아니면 그냥 학생이 더 선호하는 학교를 찾아갔을 겁니다.
입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 학교 입학처가 하는 일
입학생 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15-18% 정도 학생은 다른 학교로 갈 것을 고려해서 합격증을 조금 더 많은 학생에게 줘야 합니다.
아무리 하버드 대학이라고 해도 말이죠.
잘 나가는 아이비리그 대학인 프린스턴, 유펜, 예일, 다트머스 같은 학교의 등록율은 70%-65% 수준입니다.
즉,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힘들게 입학 심사를 해서 10명에게 합격증을 줬더니, 그중에 3명은 다른 학교로 학생을 뺏겼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합격증을 주면 학교로 입학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학들이 입학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
예를 한번 들어보죠.
우선 여러분이 지원자가 아니라, 학교의 입학사정관이라고 생각해보죠. 올해 합격자 수를 산정하기 위해 작년 자료를 봤더니 아래와 같네요.
[전년도 입시 결과]
- 전년도 지원자수 : 14,000명
- 합격자 수 : 2,000 명
- 합격률 : 14.28%
- 입학한 학생수 : 1,200 명
- 입학율 : 60%
자 이제, 올해 새롭게 신입생을 뽑으려고 합니다.
[올해 지원자 현황]
- 올해 지원자수 : 22,000명 (57.1% 증가)
여기서, 질문이 나갑니다.
입학율이 작년과 같다고 가정하면 몇 명에게 합격증을 줘야 할까요?
네. 2,000 명입니다. 대신 이렇게 하면 합격률은 9%로 확 떨어지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 질문이 아주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등록율을 전년과 똑같이 유지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거든요.
학생들 마음을 대학교가 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자 그러면, 입학 사정관 입장에서 입학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첫째, 합격증을 받으면 무조건 입학할 학생 선발
예, 이게 바로 얼리 디시전 (이하 ED)이 생긴 이유입니다.
ED 지원자는 합격증을 주면 100% 오겠다는 학생입니다. ED에서는 한 명에게 합격을 주면, 이 학생은 무조건 옵니다.
반면 레귤러 디시전(이하 RD)에서는 한 명의 입학생을 받기 위해 14-15명에게 합격증을 줘야 하는 상황이죠.
이제 감이 오시죠? 그렇습니다.
ED는 철저히 대학교 입장에서 생긴 제도입니다. 등록율을 관리하기 위함인 거죠.
최근에 팬데믹으로 입시에도 변수가 많아져서 점점 ED 선발 학생수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정원의 30% 정도를 ED로 선발했었는데, 요즘에는 50%까지 ED로 선발하는 추세라고 해요.
둘째, 오지 않을 학생은 아예 불합격 처리
이것을 일드 프로텍션 (Yield Protection)이라고 합니다.
대학교들은 수십년동안의 지원자 데이터베이스가 있는데,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유형이 학생들의 입학률이 저조한 지를 가려낸 후, 이런 학생은 아예 불합격을 줍니다.
SAT 1,550 점, GPA 4.0, 학생 회장, 논문 제1저자, 각종 전국 경시대회 입상등 스펙이 화려한 학생들이 Safety로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한 학교에서 불합격을 통보 받게 되는 이유입니다.
셋째, 입학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 위주로 학생 선발
두 번째 것과는 반대죠.
사실 입학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가려내기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해요.
입학 사정관의 주관적인 개입이 더 필요한데, 이것이 에세이 (Essay)가 중요하다고 알려진 이유입니다.
“왜 이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지“를 에세이에서 잘 어필해야, 입학사정관이 보기에 이 학생은 입학할 것 같다고 생각하겠죠.
사실, 학교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진짜 우리 학교에 오려고 원서를 넣는 건지, 그냥 안전빵으로 원서 하나 더 넣은 셈이지, 그 생각을 제일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의 에세이 질문 중에 “왜 우리 학교에 오려고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겁니다.
얼리 디시전 vs 얼리 액션 및 레귤러 비교
얼리 디시전 제도는 오직 사립학교만 운영
사립과 주립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보다도 등록금 규모죠. 거의 등록금만 2배-3배 정도 차이인데, 이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우리가 얼리 디시전으로 원서를 넣는 다는 것은, 이 비싼 등록금을 다 내고도 이 학교에 입학하겠다는 약속 인거죠.
그럼, 비싼 등록금을 낼 수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하죠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보조 (Financial Aid) 장학금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원서 지원할 때 재정보조를 신청할 지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립대학교 홈페이지에 보시면, 얼마나 많은 학생에게, 얼만큼의 장학금을 지급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죠.
얼리 디시전 합격 철회 조건
문제는, 정확히 얼마의 보조금이 나올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필요한 만큼의 보조금이 없다면, 경제적 여건 상 학교를 다닐 수가 없겠죠.
이런 이유로 예상했던 재정 보조금보다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 나오는 경우에는, 얼리 디시전의 바인딩을 풀고 합격 철회 요청이 가능합니다.
얼리 액션과 레귤러 지원의 장점
반면, 주립대는 대부분 얼리 액션 (Early Action)입니다. 얼리 액션은 구속력이 없어서 다른 여러 학교에 동시에 원서를 넣을 수가 있습니다.
정시 지원인 레귤러 역시 여러개 학교에 원서 지원이 되죠.
이렇게 얼리 액션이나, 레귤러로 지원한 학생들은 합격증과 함께 받은 장학금 및 재정보조금 Offer를 비교해서, 그중에 가장 유리한 Offer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경쟁관계에 있는 대학들에 동시 합격한 경우는 장학금 협상도 됩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12학년 학생들이나 부모님들은, 얼리 디시전 합격률이 더 높다는 이유 때문에, 또 대입 입시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두려움 때문에 얼리 디시전 지원을 고려하고 계실 겁니다.
나중에 여러 학교에 입학 한 후, 장학금 협상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 보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 입학 시 내야 하는 학비가 확정되지 않은 채 입학을 약속한다는 것은 불평등하고 법적으로도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느끼는 대학들도 있습니다.
얼리 디시전의 이런 문제점은 미국 대입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이야기되고 있고요.
이런 학교들은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Restrictive EA) 혹은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Single Choice EA)라고 해서, 자기네 학교만 지원하되, 합격해도 반드시 입학할 필요는 없는 조건으로 입시 과정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얼리 디시전(ED) 넣을까요 말까요?
미국 시민권자라면
재정보조를 신청해도 합격자 선발에 문제가 없도록 법으로 보호되고 있어요. 따라서, 지원 전에 얼마의 보조금을 받게 될지 알아보신 후에 얼리 디시전 카드를 이용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국제 학생이고 경제적 여유 있으시면,
사립 대학 4년 학비와 생활비가 감당이 된다면, 그리고 그 학교가 나의 드림스쿨이라면 얼리 디시전은 꼭 사용해야 하는 카드 입니다.
합격률이 높은 건 물론이고, 지원 학생 성적보다 더 높은 대학에 상향 지원해도 합격할 가능성도 열립니다.
국제 학생인데 재정보조 장학금이 조금 필요하다면,
한국에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국제 학생이라면, 집안 형편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겠죠.
만일 사립대 등록금은 너무 부담되고, 주립대 등록금 정도면 감당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얼리 디시전은 지원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국제학생이 재정보조 신청하면, Need-Aware 정책이 적용됩니다. 입학심사관에게 이 학생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거에요.
즉, 합격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합격률만 보면 얼리 지원에 대한 혜택이 전혀 없더라고요.
이런 경우라면 사실 얼리 디시전은 지원하지 마시고, 주립대 얼리 액션이나 레귤러 지원으로 눈을 돌리시고, 국제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주는 대학 위주로 지원하시는 게 낫습니다.
국제 학생이고 재정보조 장학금이 많이 필요하다면,
미국 주립대 등록금도 경제적으로 어렵고, 한국 대학교 등록금 정도 혹은 그 보다 더 낮은 등록금을 목표로 하신다면, 오히려 방법이 있습니다.
눈을 좀 낮추셔서 순위가 약간 낮은, 즉 인기가 좀 덜한 사립 학교의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 하는 겁니다.
혹은 리버럴 아츠 컬리지 학교에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겁니다.
이 학교들은, 국제학생 유치를 위해 재정보조 장학금 금액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다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경쟁도 덜 치열합니다.
특히, 리버럴 아츠 컬리지는 교육 수준도 높고, 재정이 풍부한 학교가 많아서 Need-Aware이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집니다.
합격하게 되신다면, 충분한 재정보조금이 나와서, 가정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거의 4년 전액 장학금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겠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에 또 유익한 정보와 글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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